2012년 12월 아부다비의 한 호텔 로비에 들어섰을 때 중앙에 세워진 큰 크리스마스 트리가 가장 먼저 보였습니다. 높은 천장과 여러 층의 난간 사이로 트리가 올라가 있었고, 따뜻한 조명 아래 사람들이 잠시 멈춰 장식을 바라보거나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라면 12월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특별히 낯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문화권인 UAE에서 생활하면서 보게 된 같은 장면은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익숙한 연말의 상징이 아랍어 표지, 호텔의 실내 장식, 다양한 국적의 방문객과 한 공간에 겹쳐 있었습니다.
이 글에는 2012년에 찍은 두 장의 호텔 사진을 사용합니다. 대표 사진은 12월의 크리스마스 로비이고, 본문 중간의 천장 사진은 같은 해 7월 다른 호텔에서 촬영한 장면입니다. 두 사진을 같은 장소의 연속 장면처럼 보이지 않도록 촬영 시기와 역할을 분명하게 나눠 기록합니다.
12월의 계절감은 온도보다 실내 장식에서 먼저 왔다
아부다비의 12월은 한국의 겨울과 감각이 달랐습니다. 거리에서 두꺼운 외투와 차가운 공기를 먼저 느끼는 대신, 비교적 바깥 활동이 편해진 날씨와 실내 곳곳에 등장한 연말 장식이 달력의 변화를 알려 주었습니다.

사진 속 트리는 로비의 중심을 거의 채울 만큼 커 보였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장식 하나하나보다 위로 길게 이어지는 전체 높이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여러 층의 난간과 비교하면서 규모를 가늠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어 천장 쪽까지 바라보게 됐습니다.
당시 제게 흥미로웠던 점은 크리스마스 트리 자체보다 장소와 장식의 조합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익숙했던 연말 이미지를 아부다비의 호텔 로비에서 만나니, 같은 상징도 주변 환경에 따라 전혀 다른 장면처럼 보였습니다.
익숙한 상징과 낯선 생활이 한 공간에 겹쳤다
해외 생활 초반에는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을 자주 구분했습니다. 음식, 언어, 날씨, 업무 방식처럼 차이가 먼저 보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두 범주가 조금씩 섞입니다. 현지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한국에서 알던 문화적 표지와 UAE에서 새롭게 익힌 생활 방식이 한 일상 안에 함께 존재하게 됩니다.
12월의 호텔 로비는 그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게 한 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익숙했지만 주변의 언어와 건축, 사람들의 구성은 한국과 달랐습니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지우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나의 상업·호텔 공간 안에서 여러 문화의 흔적이 동시에 보였습니다.
이 한 장면을 UAE 사회 전체의 문화 태도로 확대해서 설명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호텔 장식은 호텔이라는 공간의 선택이며, 가정과 종교 공동체, 공공 공간의 분위기는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제가 직접 본 범위를 넘지 않도록 호텔 로비의 개인 기록으로만 남깁니다.
같은 해 7월에는 천장을 오래 올려다봤다
12월 사진과는 별도로, 2012년 7월 다른 호텔을 방문했을 때 찍은 천장 사진이 남아 있습니다. 이 사진은 크리스마스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대신 당시 제가 아부다비의 호텔 실내에서 무엇을 자주 바라봤는지를 보여 줍니다.

높은 공간과 반복되는 기하학적 형태, 조명이 만드는 패턴은 바깥의 강한 햇빛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더운 날 실내로 들어오면 온도 차이만큼 시각적인 변화도 컸습니다. 밝은 도로에서 이동하다가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시선이 위로 향하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두 사진은 다섯 달 정도 떨어진 서로 다른 방문 기록이지만 함께 놓으면 당시 호텔 공간을 바라보던 제 시선이 보입니다. 7월에는 건축과 천장을, 12월에는 계절 장식을 먼저 찍었습니다. 유명 호텔의 이름을 남기는 것보다 그날 무엇에 눈길이 갔는지가 사진에 더 분명하게 기록돼 있습니다.
호텔은 관광지이면서 생활 속 약속 장소이기도 했다
처음 아부다비에서 호텔을 방문할 때는 큰 로비와 장식을 보는 것 자체가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거주 기간이 길어지면서 호텔은 식사, 약속, 행사, 업무처럼 여러 이유로 찾는 생활 공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변화는 사진에도 남습니다. 처음에는 천장이나 로비 전체를 찍었다면 시간이 지난 뒤에는 식탁, 입구, 함께한 사람들과의 시간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장소의 화려함보다 그곳에서 무엇을 했는지가 기억의 중심으로 이동했습니다.
2019년 아부다비 호텔에서 보낸 저녁을 함께 보면 같은 종류의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이 7년 사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할 수 있습니다. 2012년 사진은 낯선 도시의 규모와 장식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고, 2019년 기록은 식사와 기다림 같은 생활의 시간이 더 많이 남아 있습니다.
12월의 아부다비를 한 장면으로 단정하지 않기
사진 한 장은 매우 강한 인상을 줍니다. 큰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면 아부다비의 12월이 어디서나 비슷할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장소마다 분위기가 다를 수 있고, 같은 호텔도 해마다 장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UAE는 이슬람 문화와 제도가 중요한 사회입니다. 상업 공간에서 다른 문화권의 연말 장식을 볼 수 있었다는 사실과 UAE의 종교적 맥락은 서로 모순되는 설명이 아닙니다. 여러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생활하고 방문하는 도시에서는 서로 다른 문화적 표지가 한 공간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제가 말할 수 있는 범위는 명확합니다. 2012년 12월 실제로 방문한 아부다비의 한 호텔 로비에 큰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었고, 저는 그 장면을 직접 촬영했습니다. 그 경험이 당시 해외 생활의 문화적 겹침을 느끼게 했다는 점까지가 개인 기록의 범위입니다.
오래된 사진은 현재 정보가 아니라 당시의 증거로 본다
2012년 사진을 2026년에 다시 정리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과거와 현재를 섞지 않는 것입니다. 사진 속 장식이 지금도 같은지, 호텔이 같은 방식으로 연말 행사를 하는지, 방문 조건이 어떤지는 별도의 최신 확인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사진이 분명하게 보여 주는 것도 있습니다. 당시 로비의 공간감, 큰 트리의 위치, 천장을 올려다보게 한 실내 디자인처럼 그 시점에 실제 존재했던 장면입니다. 오래된 개인 사진은 바로 그 범위에서 가장 강한 자료가 됩니다.
현재 UAE의 종교 행사와 방문 예절을 준비하는 정보는 라마단 기간 여행 준비처럼 별도의 최신 가이드에서 확인하는 편이 맞습니다. 이 글은 현재 규정을 설명하지 않고, 2012년 아부다비에서 여러 문화가 겹쳐 보였던 한 생활 장면을 사진과 함께 남기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