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와이스에서의 저녁은 화려한 외식이나 복잡한 약속보다 마트에서 시작되는 날이 많았다. 프로젝트 일을 마치고 단지 쪽으로 돌아오면, 낮 동안의 긴장과 소음이 조금씩 멀어졌다. 집에 가기 전 잠깐 들르는 마트가 그날 필요한 것을 사는 곳이면서, 생활이 평소처럼 이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장소가 됐다.
이 글은 르와이스의 모든 거주 조건을 설명하는 안내가 아니다. 한국에서 온 가족이 아부다비 토후국의 생활권 안에서 무엇을 그리워하고, 무엇을 새로 익히며, 장보기 하나로 어떻게 하루를 정리했는지에 관한 개인 기록이다.
마트가 생활의 기준점이 됐던 이유
처음에는 마트가 크지 않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졌다. 한국에서 익숙했던 대형 마트처럼 모든 선택지가 있는 공간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 주가 지나자 무엇이 항상 있는지, 무엇은 보이면 바로 사야 하는지, 어느 시간대에 들르면 덜 급한지를 몸으로 알게 됐다.
그 변화는 사소하지만 컸다. 멀리 사는 생활에서는 장보기 목록이 단순한 식재료 목록이 아니라, 이번 주의 식사와 가족의 기분을 미리 정리하는 일이 되기도 했다. 대추야자, 향신료, 빵, 한국 라면처럼 서로 다른 음식이 한 진열대에 놓인 풍경은 UAE의 다문화적인 일상을 가장 쉽게 보여 줬다.
한국 식재료가 보이는 날의 작은 소식
한국 식재료가 새로 들어왔다는 이야기가 들리면, 그날의 장보기는 평소보다 조금 달라졌다. 신선한 배추나 참기름, 익숙한 라면처럼 한국에서 당연했던 것들이 타지에서는 발견의 기쁨이 됐다. 특히 한국식 배추와 모양이나 크기가 다른 채소를 보며, 김장철에 보던 풍경이 문득 생각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한국 음식만 고집하게 된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익숙한 재료를 찾느라 진열대를 오래 봤지만, 시간이 지나자 현지 빵과 향신료, 다른 나라의 식재료도 자연스럽게 장바구니에 들어왔다. 우리 집 식탁은 한국에서 가져온 맛과 UAE에서 새로 알게 된 재료가 같이 놓이는 쪽으로 바뀌었다.
가족의 저녁이 만들어 준 생활 리듬
르와이스에서 생활하며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저녁을 보내는 방식이었다. 한국에서는 퇴근 뒤에도 다음 약속과 이동이 이어질 때가 많았지만, 이곳에서는 집 근처를 걷거나 아이가 노는 모습을 보며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이 생겼다. 여러 언어가 섞여 들리는 놀이터와 산책로를 지나면, 해외 생활이 특별한 사건보다 반복되는 저녁으로 만들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가족과 함께 사는 타지 생활은 매일 낭만적이지 않다. 필요한 것을 구하지 못하는 날도 있고, 한국의 가족과 음식이 그리운 날도 있다. 하지만 작은 마트에서 다음 식사를 준비하고, 집으로 돌아와 오늘 있었던 일을 나누는 반복이 쌓이면서 낯선 지역도 생활의 장소가 됐다.
한국인 생활을 하나의 답으로 만들지 않는 이유
르와이스에서의 생활은 나와 우리 가족의 경험이다. 직장, 주거 형태, 가족 구성, 언어, 차량 유무에 따라 같은 아부다비 토후국 안에서도 생활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이 글은 ’한인들은 이렇게 산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한국에서 당연했던 장보기와 저녁 시간이 타지에서 어떤 의미로 바뀌었는지를 남긴다.
비자, 학교, 병원, 주거 계약, 회사 지원처럼 개인 조건이 중요한 정보는 본문의 감상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해당 기관과 계약 상대방의 최신 공식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아부다비 첫 주에 확인할 생활 기준은 아부다비 도착 첫 7일 체크리스트에 정리해 두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장바구니
가장 오래 남은 것은 특정 제품의 이름보다, 장바구니 안에 낯선 것과 익숙한 것이 함께 들어 있던 장면이다. 그 안에는 저녁 식사에 필요한 재료, 아이가 좋아하던 간식, 우연히 발견한 빵, 한국에서 떠올린 맛이 섞여 있었다. 타지 생활은 어느 날 갑자기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런 장바구니를 여러 번 채우며 조금씩 내 것이 되는 것 같았다.
기록 확인과 업데이트
이 글은 2026년 8월 24일에 재검토했습니다. 특정 매장의 재고·가격·운영과 거주 조건은 고정해 적지 않았습니다. 생활 제도나 체류 관련 정보는 UAE 정부 포털과 관련 기관의 최신 안내를 확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