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셰이크 자이드 로드 위에서 차가 예상보다 오래 움직이지 않던 날이 있었다. 도로는 넓었고 주변의 건물은 평소처럼 선명했지만, 차 안에서 바라본 풍경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 앞차와의 거리는 조금씩 줄었다가 다시 멈췄고, 지도 앱의 도착 예상 시간은 계속 뒤로 밀렸다.
그날 전까지 나는 두바이의 이동을 거리와 시간으로만 계산하는 편이었다. 같은 도시 안의 일정이라도 도로가 넓으니 이동이 빠를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하지만 멈춘 차 안에서는 지도에 표시된 숫자보다, 약속에 늦을 수 있다는 마음이 훨씬 크게 느껴졌다.
12차선이 넓어도, 일정의 여유를 대신하지는 못했다
창밖에는 차가 여러 줄로 이어져 있었고, 멀리 보이는 도시 풍경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그 대비가 오히려 이상했다. 높은 건물과 넓은 도로가 있는 풍경은 빠른 이동을 약속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날의 나는 아주 느린 속도로 같은 지점에 머물러 있었다.
처음에는 어디로든 빠져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차선 하나를 바꾼다고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곧 알게 됐다. 결국 할 수 있었던 일은 상대방에게 늦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다음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었다. 도로 위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기보다, 바꿀 수 있는 일정부터 정리하는 편이 현실적이었다.
라디오가 더 크게 들리던 시간
움직임이 줄어들자 평소에는 잘 듣지 않던 차 안의 소리가 들렸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 에어컨 소리, 짧은 메시지 알림 같은 것들이다. 창밖은 정체로 답답했지만, 차 안은 이상하게 조용했다. 멈춘 시간은 원하지 않았지만, 그 덕분에 내가 얼마나 촘촘하게 일정을 넣어두었는지 돌아보게 됐다.
여행이나 생활에서 여유 시간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다. 교통, 날씨, 입구를 찾는 시간, 예상보다 길어진 식사처럼 계획에 없던 변수를 흡수하는 공간이다. 그날의 정체는 불편했지만 이후에 아부다비와 두바이 사이 일정을 잡을 때 이동 직후에 시간 고정 약속을 두지 않게 만든 계기가 됐다.
이후에 바뀐 세 가지
그날 뒤로는 이동 계획을 세울 때 세 가지를 먼저 적는다.
- 목적지 주소뿐 아니라 정확한 입구와 하차 위치를 확인한다.
- 약속 바로 전에는 이동 시간을 넣지 않고, 조정 가능한 일정 하나를 둔다.
- 출발 직전에는 도로와 대중교통의 공식 공지를 다시 확인한다.
이 세 가지가 정체를 없애 주지는 않는다. 다만 문제가 생겼을 때 일정을 포기한 느낌보다, 다음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감각을 준다. 특히 공항 이동, 공연, 입장 시간이 정해진 장소처럼 늦기 어려운 일정일수록 여유를 일정의 일부로 잡는 편이 낫다.
이 기록이 안내하지 않는 것
이 글은 특정 시간대의 교통량, 최단 경로, 통제 원인을 설명하는 실시간 교통 가이드가 아니다. 도로 상황과 대중교통 정보는 계속 변하므로, 출발 전에는 Dubai Roads and Transport Authority와 이용 중인 지도 서비스의 최신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아부다비에서의 이동 조건은 Abu Dhabi Mobility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그날의 도로는 내 일정표를 멈추게 했지만, 이동을 더 빨리 끝내는 것보다 여유를 먼저 확보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바꾸게 했다. 그 이후 셰이크 자이드 로드는 목적지로 향하는 길이 아니라, 도시의 속도를 과신하지 말라고 알려준 장면으로 남아 있다.
기록 확인과 업데이트
이 글은 2026년 8월 24일에 재검토했습니다. 실제 통제와 교통 정보는 당시의 개인 경험이며, 재현되거나 보장되지 않습니다. 이동 전 최신 정보는 Dubai RTA에서 확인해 주세요.


